#접기 폭풍의 언덕
내가 얼마나 사랑하는지 걔가 절대로 알면 안 돼. 히스클리프가 잘 생겼기 때문이 아니야, 넬리, 나보다도 더 나 자신이기 때문이야. 우리의 영혼이 무엇으로 만들어졌든 걔의 영혼과 내 영혼은 같아.
...
그러나 히스클리프에 대한 사랑은 나무 아래 놓여 있는 영원한 바위와 같아. 눈에 보이는 기쁨의 근원은 아니더라도 없어서는 안 되는 거야. 넬리, 내가 바로 히스클리프야. 그는 언제나 언제까지나 내 마음속에 있어. 기쁨으로서가 아니야. 나 자신이 반드시 나의 기쁨이 아닌 것처럼, 나 사진으로서 내 마음속에 있는 거야.
내가 네 마음을 찢어 놓은 게 아니라 너 자신이 찢어 놓았어. 그리고 그렇게 해서 내 가슴도 찢어 놓은 거야.
----------히스클리프의 복수에 대해서... 로 시작하는 감상
히스클리프의 복수는 실패했다고 생각함.
힌들러냐 힌들리냐 하여튼 얘를 향한 복수 -> 헤어턴을 하자남으로 키우는데에 성공하는 듯 싶었는데 도구에 불과했을 그를 점차 애정하게 되었고 (애정하는 사람의 태도가 그것이냐 물으면 할 말 없습니다만) 결국 캐서린2세가 헤어턴의 하자를 고쳐줄 것이기 때문에...
언쇼+린턴 가 돈 빼앗아 가기 -> 히스클리프가 죽으며 헤어턴과 캐서린2세에게 다시 돈이 돌아가기 때문에 그냥 무용지물... 히스클리프가 그렇게 되도록 유서를 고친거라고 다른데서 그렇긴 하던데 그런가? 잘 모르겠음 그렇다고 책을 다시 들추고 싶지 않음 이 책의 등장인물은 너무 미.쳤.음. 이기 때문에...
그리고 캐서린 2세가 히스클리프 2세와 결혼하면서 캐서린 히스클리프라는 이름이 생기긴 하였으나 결국 다시 헤어턴과 결혼하며 캐서린 언쇼(2세임)로 돌아갈 것이기 때문에, 이 세상에 캐서린 히스클리프라는 이름은 결국엔 존재할 수가 없게 되었고... <- 물론 히스클리프는 캐서린 이름을 붙인 것을 달가워했을 것 같지 않아서 그저 우연?의 결과일 뿐이긴 하지만
그리고 힌들리인가 힌들러가 불행하길 바랐겠지만, 얘는 이미 지 아내가 죽은 후부터 뒤지게 불행했음. 물론 히스클리프가 거기에 불행을 한스푼이 아니라 뭔 바가지마냥 퍼부어서 히스클리프만 없었으면 조~금은 잘 살긴 했을 거임. 그렇지만 폐인이었을 듯. 힌들리를 완전히 파괴하는데 히스클리프의 지분이 100퍼센트는 아니란 소리.
에드거를 향한 복수도... 이사벨라를 빼앗아가고 에드거캐서린2세를 납치해가긴 했으나 이사벨라하고는 어찌저찌 그럭저럭 연락을 하고 다니긴 했고, 에드거캐서린2세도 어찌저찌 잘 도망쳐서 에드거의 임종을 보기는 했음. 캐서린의 임종을 아예 보지 못한 히스클리프에 비하면 선녀이기는 함. 물론 그가 납치를 안했다면 에드거도 조금은 오래 살았을 것 같긴 한데... 그를 완벽히 불행 속에서 죽게 하진 못한듯.
어쨌든 히스클리프의 복수는 결과만 보면 실패인 거임... 물론 실패했다고 해서 중간 과정이 봐줄만한 것은 아니고, 효과적으로 주변의 것들을 파괴했으며 죄없는 사람도 좀 휘말렸으니 복수 과정도 실패라고 볼 수는 없을 것이다...
그렇지만 히스클리프의 복수가 순조로웠다고 히스클리프가 행복했을 것 같지도 않다. 물론 중간중간 복수의 결과들이 보일때마다 희열을 느끼긴 했겠지만 금방 캐서린이 없는 커다란 고통 속에 잠겼을 테니까.
결국 히스클리프는 복수는 그냥 아무도 행복하지 않은 세카이(복수를 하는 자신마저도)의 완성인 것 뿐임...
하지만 끝에 가서 히스클리프한테는 이제 복수는 아무래도 상관없고 캐서린이 자신을 데려가는 것만을 기다렸기 때문에 이 사람의 복수가 성공이나 실패이냐를 거론하는 것은 사실 이 책의 결말에 와서는 무의미한 행동일 수도 있겠다 싶음...
그리고 이제 그들은 유령이 되어서 만난 듯 한데... 미친 사람들 답게 천국이고 뭐고엔 못가고 그냥 이승이나 함께 떠돌 것 같네요<- 라는 해석에 저도 동의를 합니다 그리고 그들은 그것만으로도 행복할 듯...
캐서린이 죽을 때 쯤에 이 책이 끝났으면 저런... 히스클리프...하고 안타까워하며 끝냈을텐데 이 책이 그러고도 남은 분량이 3분의2라서 개미쳐돌아가는 꼴을 봐야했고 덕분에 히스클리프에 대한 동정이 깔끔하게 사라짐. 히스클리프 말고도 대체로 이 책의 모든 인물들이 지팔지꼰이라서 일방적으로 동정하기는? 어렵지 싶네요... 이게 입체적이라는 거겠지... 사실 이런 개미친 사람들이 남한테 고통을 주며 고통받는 류의 소설은 잘 못 보는 편인데 (힘들어서) 작가 필력이 좋아서 재밌게 읽기는 했음.
그리고 신기할 정도로 섹스 이야기를 안 넣더라... 관계를 가졌다는 암시조차 없어서 애들 2세 나올때 ...어 언제 그런 짓을 했어? 싶을 지경이었음. 결혼한 남녀라면 섹스하는 건 당연한가? 쓰고보니 당연한 것 같긴 한데... (특히 옛날 이야기에서는...)
그나마 조금 멀쩡한 사람은 에드거라고는 생각하는데 얘도 캐서린한테 이혼갈기는 대신 캐서린을 계속 사랑하는 걸로 봐서는 정신이 어딘가 나가있는 듯.
가장 미친 사람은 캐서린이라고 생각하는데요... 히스클리프는 좋은 집안에서 컸으면 애가 건방지거나 짜증나는 오만한 사람으로 크더라도 이렇게 미치진 않았을 것 같은데 캐서린은 아무일도 없었어도 캐서린으로 자랐을 것 같아서...
얘는 커뮤러로 치면 내 앤캐를 사랑하지만 앤캐보다 더 사랑하는 건 내 쩌서깊관 히스클리프야. 히스클리프하고도 키스가 가능하지. 이래서 주변사람들이 에드거나 히스클리프보고 공론화 하라고 할 사람 아니냐고...
캐서린이 무슨 말을 하는지는 알겠는데 (히스클리프를 부부로서의 사랑...보다는 정말 자기 자신으로 여길만큼 목숨만큼 소중한, 사랑이란 말로 표현안되는 존재로 여긴다고 난 생각함) 히스클리프와 에드거는 그 의견에 동의할 것 같지 않다... 그치만 둘 다 캐서린한테 돌아있어서 이걸 다 털어놓고 세같살하자고 하면 했을지도 모른다는 사실이 날 두렵게 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