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기 감상평
먼저 저는 주인공이 재수없었어요 천재인데 성격 나쁜 또라이 백인 남성이라서... 싫어하는 요소만 3개나 있음... 그래도 뭐 어쩌겠어요 이걸 봐야 내 학점을 지킬 수 있는데 마저 꿋꿋하게 보는 수밖에...
강의가 자신에 대해 알아가고~ 어쩌구~ 이런 내용이다~ 하고 오티를 했는데... 왜 교수님이 이 영화를 고르셨는지 알 것도 같더군요... 오티 때 나왔던 화제가 거의 비슷하게 나와서 좀... 웃었음...
주인공은 천재이지만 타인과의 관계형성을 꺼려하는... 그래서 재수없게 굴기도 하는 소위 혐성입니다 그렇지만 주변에 좋은 인물들이 많이 생겨서...그런 면을 고쳐나가는, 그런 성장물이에요.
어릴 적 파양을 잔뜩 겪고, 심지어 양부로부터 폭행도 당한 그런 불우한 삶이 있었기 때문에 그에게 이런 방어적 성향이 생겨난 건 아닌가, 하는 그런 추측을 하게 하지만... 그래서 조금 짠하긴 하지만 그렇다고 지금의 그의 행동을 좋아할 수는 없는 그런 느낌이었네요... 감옥에 안가는 대신 정신과 치료를 받고 수학교수의 일을 도와주는? 그런 조건이 달려있음에도 정신과 의사들을 자신의 지식을 이용해서 모욕을 주고 상처를 줘 돌려보내질 않나... 그러거든요.
그렇지만 유일하게 모욕을 받고도 그를 포기하지 않고 계속 봐주는 선생이 있어서, 계속 소통을 하려고 노력하고, 그가 번지르르하게 지식을 말하는 것을 듣고 네 경험과 진정으로 하고 싶은 일, 스스로에 대한 것을 이야기 하기를 권합니다. 이로 인해 그는 한 번 만나고 관뒀던 여자와의 만남도 (관둔 이유도 자신의 모습들을 보고 실망할까봐) 지속해서 이어가며 여자친구도 만들기도 합니다. 여전히 여자친구에게 진정한 자신을 드러내지 못하고... (형제얘기나 친구얘기를 거의 숨기거나 거짓말함, 집에도 안데려감 등등) 나중에는 여친이 같이 자신이랑 마을 떠나자는 말에 화를 내다가 자신이 이런 별로인 사람인 걸 드러내면서 헤어지게 되기도 하지만요.
일자리 마련도 받고, 주변에서 천재 소리 들으며 재능을 좀 더 써야해 같은 얘기를 듣지만 본인은 싫어합니다. 본인이 뭘 하고 싶어하는지도 스스로도 계속 모르고...
그렇지만 상처를 받기는 했어도 결국 스스로를 드러내고, 하고 싶은 것도 찾아내고, (아마도) 건실한 삶을 살려고 하게 된 성장물이네요.
요약하면 타인과의 교류를 극도로 꺼리던 방어기제형 사람이 타인을 받아들이고 자신의 지식만이 아닌 자신의 감정, 하고 싶은 것을 드러낼 수 있게 변한 성장물... 일까요.
갖고 있는 지식만을 나열하는 것이 아닌, 스스로 생각하고 말할 수 있도록... 같은 걸 노력해야할 것도 같은데.. .일단 난 지식조차 갖고 있는 것 같진 않다는 비극이 있네요...
이외에도 교수가 자신의 아내를 예로 들면서 말한 사랑하는 사람끼리 만나 누군가를 위하는 마음을 갖고, 그를 위해 희생한 시간을 불쾌히 여기지 않고, 사랑하던 이의 사소한, 남들은 단점이라 부를만한 부분마저 알게 된 것을 단점이라 여기지 않고 좋은 추억으로 여기는 점 등을 나열한 것이 관계의 아름다움을 말한 것 같아서 나쁘지 않았네요.
나중에 교수가 네 잘못이 아니야, 라고 계속 말하는 점은 조금 울컥하기도 했어요 주인공이 원하던 말이었던 것 같기도 해서. 원하지 않았더라도 주인공에게 필요한 말인 것은 같아서. 그가 천재로 태어나는 바람에 몰아붙여지는 것도, 계속 파양당해서 방어기제형 인간이 되어 혐성이 된 것도, 이런 사람이 된 바람에 여친과 결국 헤어지게 된 것도... 본질적으론 남주의 잘못은 아니긴 하니까.
마지막에는 확실히 자신이 원하는 것을 찾은 것 같아서... 재밌었네요. 일자리보다는 여자를 택해서 여자가 떠난 곳으로 차를 타고 가는 장면을 스탭롤 내내 쓰는 건 꽤 인상적이었어요.
저런 혐성이어도 엄청 좋은 단짝 하나 정도는 있어서 부럽기도 하고 (나도 그런 친구는 있긴 하지만) 잘됐기도 하고.
선생이 말하는 점에서 시청자도 배울 게 많은 영화라고 생각했어요. 단편적인 정보만 보고 상대방을 재단하지 말기, 자기연민에 빠졌다고 남을 상처입혀도 된다는 것은 아님, 관계의 소중함, 자신이 원하는 것을 바로 말할 수 있는가, 같은.
아쉬운 점은... 또라이 남주다... (또라이 남자 싫어함) 그리고 천재여서 구원받은 듯한 느낌도 있다 천재가 아니었더라면 이런 기회 없이 걍 혐성으로 살았을테니까 (그치만 천재가 아니었으면 스토리가 전개되지도 않았겠지..) 정도?
윌의 베프는 그에게 미래를 제시해주는 인물이자 강요를 하는 인물인것도 같아요 여기에만 틀어박히지 말라고 일갈해주는 면도 있는 반면 너는 재능이 있으니까 나아가야해! 하고 말하니까요
결국 진짜 원하는대로 작별인사도 없이 그대로 훌쩍 떠나버리기는 하지만 (ㅋㅋ) 일가라고 사준 차로 직장은 안가고 구애인이나 보러가는 점에서 (ㅋㅋ) 딱 절반만 이루어준 듯한 느낌이...
뭐 이것도 윌이 자기가 하고 싶은 것이 확실히 무엇인지 알아내어 행동했다는 면도 보여주는 거겠지만